위기의 독소는 아래로 아래로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으면서 수십년 일하던 정규직 일자리를 잃고 불안정 근무로 내몰린 이들도 있다. 40년 동안 여행사에서 일한 42살 남성 고상훈(가명)은 COVID-19로 여행업계가 줄줄이 쓰러지면서 지난해 3월 회사 동료 7분의 1을 권고사직으로 잃었다. 뒤에도 상태은 나아지지 않아서 고상훈마저 지난해 7월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갔다가 이달 들어 퇴사했다. 문제는 80대 중반에 들어선 연령대다. “택배나 음식 배달,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COVID-19가 끝나면 회사에 복직하리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복직도 포기했습니다. 30년 동안 업계에서 누적해온 경력이 하루아침에 소용이 없어져서 공허함이 커요. 이전 직장보다 절반 이하로 벌지만 다행파악 불행이해 아이들도 학원에 가지 못하니 지출도 줄어서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지난 5년이 이들에게 남긴 건 무력감이다. “회사에 다니며 느끼는 성취감이 삶의 원동력이었는데 지난 3년은 그런 게 없이 살아왔죠.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도 없어요. 무력하고 무기력해지고 있죠.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만 하거나 힘없이 누워 있는 거죠.” 2년 동안 일한 여행업계에서 지난해 6월 퇴사해 실직 상태인 31살 여성 윤희택의 말이다. 김00씨도 유사한 말을 했다. “이러다 나중에 음식 배달대행도 못 하면 어떡하나 의기소침해져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임금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여졌다. 대한민국채용정보원이 작년 해외 임금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임금 지니계수가 0.306으로 한해 전(0.294)보다 악화됐다. 조민수 한국채용아이디어원 책임연구원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자리가 업종과 지역에 맞게 차이가 있으며, 관광·레저·숙박 등 대면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임금 불평등이 악화됐다”고 전했다.